건강과 상식

소나무의 송진 먹으면 안되는 이유

왕자별 2009. 11. 21. 17:20
소나무의 송진 먹으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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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단양 팔경 가운데 하나인 석문 위에 있는 소나무. 1992년 10월.

솔잎이 유행이다.

만병통치약이란다.

고혈압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고, 빠진 머리칼도 나게 한단다.

감기도 낫고, 기침도 낫고 간도 튼튼해지고 오래 먹으면 무병장수한단다.

위장도 튼튼해지고 정력도 세어지고 기운이 난단다.

온갖 염증이 낫고 암도 낫는단다.

신선이 되어 수백 년을 산단다.

솔잎을 먹어 신선이 되었단다.

솔잎을 먹어 도사가 되었단다.

솔잎을 먹고 도통했단다.

솔잎 먹는 게 유행이다.

생즙을 짜서 먹고

말려서 가루를 내어서 먹고

알약을 만들어서 먹고

술을 담가서 먹고

차를 만들어서 먹고

날로 꼭꼭 씹어서 먹고

송편 찔 때 넣어서 먹고

떡을 만들어서 먹고

솔잎으로 안 만드는 게 없고

솔잎으로 못 먹는 게 없다.

과연 그렇다면

진짜로 솔잎이 그렇게 몸에 좋다면

금수강산 산마다 골마다 낙낙장송 울창하니

이 나라 오천만 백성들은

송충이처럼 솔잎만 먹으면

무병 장수, 만병통치, 불로장생하여

신선되고 도사 되고

고승대덕 되고

도통군자 되어

하늘로 승천하겠네.

이 나라는 신선왕국 되겠네.

허나

내 진실을 말한 죄로

어둠 속으로 쫓겨나 영원히 이를 갈게

될지라도

하늘의 지식을 훔친 죄로

프로메테우스처럼

날마다 독수리한테 간을 쪼아먹힌다

할지라도

내 오늘 큰 맘 먹고 진실을 말하리라.

경남 산청의 갈래송 2004년 8월.

솔잎에 들어 있는 송진은

그 성질이 萬年不敗之材라

곧 영영 썩지 아니하는 물질이니

어떤 벌레든지 미생물이든지 썩히거나 분해할 수 없도다.

옛 사람들 이미 송진이 땅 속에서

만 년을 묵으면 호박이 되고

일억 년을 묵으면 옥이 된다 하였거니

그리하여 수백만 년 전에 살던 개미 모기 같은 벌레들이

송진에 빠져 죽어 그 살과 뼈가 송진 속에서

영원히 썩지 않고 남아 있지 아니한가.

가을철에 솔을 베어내면

송진이 그루터기 중심부로 모여들어

송진이 목질에 배어 관솔이 되고

관솔 또한 영영 썩지 아니하나니

세월에 변질되지 아니하고

자연이 부식시킬 수 없고

자연에 부패되지 않는 물질이 송진이로다.

모든 물질이 썩고 변질되어 사라지는 것이

세상의 법칙이로되

가장 장구한 세월동안

상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이 송진일세.

솔잎을 먹으면 솔잎 속의 송진은

소화되지 않고 분해되지 아니하나니

곧 사람 몸에서 나오는 여러 소화효소와

사람 속에 사는 수천억 미생물들이 이를 분해하지도

소화하지도 변질시키지도 못하나니

혈액 속으로 들어간 송진은

끈적거리는 작은 입자가 되어

혈관과 세포 조직 속에 침착되도다.

한 사람의 몸에는 12만 킬로미터의 핏줄이 있어

그 길이는 지구를 세 바퀴 돌 수 있고

손끝 발끝 뇌세포로 연결된 실핏줄은

그 굵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오십 분지 일이라

이 핏줄 속을 적혈구 백혈구들이 쉬지 않고 달리면서

산소와 영양분을 10,000,000,000,000,000(1경)의 세포들한테 전달하고

세포들이 뱉어낸 노폐물을 실어 간 콩팥으로 실어나르니

핏줄이야말로 몸 속의 고속도로일세.

솔잎에 들어있는 송진 입자는

위와 장에서 흡수되어 결코 분해되지 않은 채로

그러니까 끈적끈적한 성질을 지닌 채로

혈액과 함께 섞여서 온 몸속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혈관 벽에 달라붙어 버린다.

끈적거리는 송진의 입자는 적혈구 백혈구보다 굵어서

적혈구와 백혈구가 지나가는 실핏줄을 통과할 수 없게 되어

실핏줄 입구를 막아 버리니

실핏줄을 통해 혈액이 날라주는 먹이를 먹고 노폐물을 내보내는 세포들은

굶어서도 죽고 똥물에 빠져서 죽을 수밖에 없게 된다.

경남 함양 지곡면의 늙은 소나무. 2004년 9월.

혈액은 물 흐르듯 흘러야 하고

세포는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하나

세포는 굶주려 죽어 노폐물 속에 잠겨 썩어가고

혈관과 혈액 속엔 송진이 가득하여 혈액이 흐를 수 없으니

솔잎을 오래 먹은 자의 혈관과 혈액 속에는

송진이 가득하도다.

血順行이면 百病이 自消하고

血不行이면 百病이 自生하나니

송진이 혈관과 혈액에 쌓이고

송진 입자가 실핏줄을 막으면

백 가지 병이 저절로 생겨나도다.

옛 어른들 현명하시어

춘궁기에 풀뿌리, 나무껍질 다 먹었어도

솔잎만은 함부로 먹지 않았다네.

흐르는 물에 며칠 담가서 송진을 빠져 나가게 한 뒤에

날콩과 함께 짓찧어 먹었다네.

옛날 도 닦는다고 산 속에서

솔잎 먹고 산 사람들

신선 된다고 솔잎 먹고 산 사람들

솔잎 먹고 수도했다는 고승대덕님들

하나같이 솔잎 먹고 송진에 중독되어

병신이 되거나 바보가 되거나 치매에 걸려

도통하기는 커녕 바보천치가 되었네.

정** 선생 솔잎 먹고 살면서 30대에 요절하여

죽고 나서 몇 해 뒤에 관을 열어보니

시신이 썩지 않고 얼굴이 살아 있는 듯하여

시해선이 되었다고 칭송하나

온 몸에 송진에 절어

시신이 썩지 않았던 것을.

곽**장군 또한 만년에 10년을 은거하며

솔잎만 먹고 살다가 죽어

5년 뒤에 관을 열어보니

시신이 썩지 않고 있었으니

역시 송진이 몸 속에 가득하여 썩지 않았던 것.

내 이 나라 자칭 타칭 솔잎 많이 먹었다는

고승대덕 숱하게 만났으나 도통한 자 깨달은 자 하나 없고

바보되고 천치 되고 치매 걸려 높은 단 위에 멍하니 앉았으니

우매한 중생들은 도통하고 대각했다 하여 절하고 우러러 보는구나.

솔잎 많이 먹은 자의 뒷통수를

칼로 잘라 보면 송진이 몇 숟가락 나오니

평생 먹은 솔잎 거기 쌓여 있네.

산 채로 미이라가 되어

육신을 썩지 아니하고 영원히 보존하고 싶은 자

솔잎을 열심히 먹으라.

송진을 많이 먹으라.

경남 함양 지곡면의 늙은 소나무. 2004년 9월.

너무 길다. 재미없다. 이만하면 다 알아들었을 것이므로 그만 쓴다.

한마디로 하면 솔잎 많이 먹으면 무병장수하기는커녕 치매에 걸리고 바보가 된다는 말이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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