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명언

4.5t 트럭 안의 부부

왕자별 2010. 4. 24. 12:10

4.5t 트럭 안의 부부

  

 

 

 

화물트럭 몰던 남편이 덜컥 병에 걸렸다. 

아내가 운전을 배워 서울~부산을  

일주일에 3번씩 함께 왕복한다.

신장병을 앓는 남편은 시속 
100㎞ 트럭 속에서 

하루 4번 투석을 하곤 곯아 떨어진다. 

밤 11시 영동고속도로, 아내가 운전대를 잡고
 

남편은 신장 투석을 한다.  

살기 위해, 부부는 밤낮없이 달린다.

 

 

밤 11시 이은자(55)씨가 운전하는 4.5t 트럭이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여주 부근을 달린다.

 

트럭이 차선을 바꾸자 운전석 뒤편에 매달린  

링거팩이 마구 흔들거린다.

남편인 심원섭(53)씨가 누워서 

복막 투석을 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신장병을 앓고 있는 심씨는  

하루 네 번씩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투석을 한다



"시끄럽지요? 하지만 저 소리가
 

나한테는 생명의 소리예요." 

가끔 코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손을 뒤쪽으로 뻗어 남편의 손을 만져 본다.
 

곤하게 잠든 남편, 고맙고 또 고맙다.

부부는 일주일에 세 번씩 서울과 
 부산을 왕복한다..
수도권지역 공단에서 짐을 받아 
부산 지역에 내려놓고, 

부산에서 짐을 받아 서울로 가 져온다.

 

원래는 남편이 혼자서 하던 일.

하지만 5년 전부터 아내가 함께 다닌다.  

 

 베테랑 운전사인 심씨는  

1995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뇌졸 중이 나아질 무렵 다시 심장병으로 

6차례 수술을 받았고, 신장병까지 겹쳤다.

 

.

출가한 큰딸과 아들에게는 더 이상 

손 벌리기가 미안해 연락도 못해요. 

저희끼리 잘 살길 바랄 뿐이죠. 

아내 이씨가 한숨을 내쉰다.

운전석 옆에서 남편 수발을 들던 이씨는
 

2004년 아예 운전을 배웠다.

몸이 아픈 남편과 운전을 교대로 하기로 했다.

트럭이 안산공단에 들어서자 남편이  

운전대를 잡았다.

  

 

해 질 녘이 되면 쉬지도 않고 

지방으로 가져갈 물건을 싣는다.

저녁 7시쯤 경기도 안양에 있는 집에 

눈 붙이러 잠시 들렀다.

 

남편은 집까지 걸어가기가 힘들다며 

그냥 차 안에서 쉬겠다고 한다.  

 

집안 청소를 마친 이씨는 무너지듯 쓰러진다.
좀 쉬었어?  밤 10시, 짧은 단잠을 자고 
 

돌아온 아내에게 남편이 한마디 던졌다.

 

무뚝뚝한 남편 앞에서 이씨는 

말없이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아내는 운전석에 나무합판을 
 

 

깐 뒤 잠을 청한다.

 

뒤쪽 공간이 조금 더 따뜻하고 편하긴 하지만 
한 사람이 누워도 몸을
뒤척일 수 없을 만큼 좁다. 

 "이렇게라도 함께 잘 수 있어 좋습니다. 
꼭 신혼 단칸방 같지 않나요?"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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