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명언

후원자의 충고

왕자별 2010. 5. 2. 21:20

 

후원자의 충고

 

 어느 시골의 고등학교 졸업반인 한 학생이 있었다.

대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꿈인

그 학생은 3년 내내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어서 방황하고 또 방황했다.

부모의 경제 사정으로 볼 때 대도시에 있는 대학,

아니 상급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은 허망한 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학생에게 뜻밖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떻게 알았는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비와 책값 등을

대주겠다는 후원자가 한 사람 나타났다는 소식이었다.

그 학생은 방황의 사슬을 끊고 다시 책 속으로 파고 들었다.

 

 이듬해 그 학생은 그렇게도 원하던 대도시의 대학교에 합격했다.

학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해서 방항하던 고등학교 졸업반

때와 비교하면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대학생이 된 그 학생은 늠름한 청년으로 변해 있었다.

또래의 다른 신입생들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많았다.

 

 청년은 지도교수를 통해 얼굴도 모르는 그 후원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님께!

 각별한 관심 속에 저는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공

 부해서 후원자님께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청년은 한눈을 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에만 전념했다.

그렇지만 후원자의 무거운 짐을 덜어줄 만큼

좋은 성적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면 그만큼 후원자에게 보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학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절과는 모든 것이 달랐다.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는 청년에게 분명히 부모 이상이었다.

학교 앞 육교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떻게 알았는지 지도교수를 통해 치료비까지 보내주었다.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님께!

 후원자님은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지 않는군요. 얼굴은 보여줄

없어도 편지 정도는 보내줄 수 있지 않습니까?

오늘도 후원자님의 편지가 왔는지

편지함을 세 번이나 확인했어요.

아마 내일도 그럴 거예요.

 

 야속하게도 후원자는 답장을 한 번도 보내주지 않앗다.

년은 마치 연인에게 속삭이듯 속마음도 적어 보냈다.

결과는마찬가지였다. 후원자는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진 채

학비와 책값, 용돈 등을 빠뜨리지 않고 보내주었다.

 

청년은 처음에 그 후원자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는데,

2학년이 되고 3학년, 4학년이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럴수록 후원자를 더 존경하게 되었고,

그런 후원자 때문에 대학생활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해나갔다.

 

 그러나 4학년 2학기가 되면서 청년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졸업 후 진로를 놓고 심한 갈등을 겪기 시작한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반 때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서 방황했는데,

막상 대학교 4학년 2학기가 되자 졸업 후의 일자리 걱정 때문에

또 다른 방황 속으로 깊이 빠저들게 되었다.

 

 전공을 살린 일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으려고도 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청년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후원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님께!

 후원자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해 지금  방황하고 있어요.

유혹의 손짓은 너무 달콤하더군요.

저의 장래를 위해 충고의 글을 한 줄이라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며칠 후 후원자로부터 뜻밖의 답장이 날아왔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다면 나를 찾아오세요.

가 있는 곳은 ○ ○ 입니다.

 

 기숙사를 나선 청년은 시내의 어느 빌딩 앞에서 서성거렸다.

답장에 씌어 있는 주소를 확인하며 청년은 빌딩

근처의 키 작은 조립식 건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충격을 받고 한순간 현기증을 느끼며 휘청거리던 청년은

구두병원이라고 씌어있는 키 작은 조립식 건물로들어갔다. 

 일흔은 되어 보이는 한 노인이 구두를 닦고 있었다.

 

이마에는 구릿빛 주름살이 깊은 밭고랑을 새겨놓고 있었다.

손등에는 구두를 수선하다가 생긴 듯한 상처 자국이 무수했다.

구두약에 절은 듯 손톱에는 새까맣게 때가 끼어 있었다.

 

 청년이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 

 "저, 혹시······."

 

 구두닦이 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젊은이, 어서 와요. 꽤 놀란 모양이군.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다고?"

 

 "······."

 

 "젊은이,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네.

내가 자네처럼 젊었을 때 깨달았다면

더 많은 사람과 행복을 나누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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