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함이있는곳

비워야 한다기에

왕자별 2006. 11. 27. 17:49

    비워야 한다기에
    설 연 화 / 낭송 허무항이

    비워야 한다기에
    가슴에 가득 채워진
    당신 이름 비우고 나니
    그리움이 가득 차더이다

    버려야 한다기에
    추억도
    사랑도
    그리움 마저도
    떠나는 가을 바람에 걸어 두었더니
    빈 술병과
    담배꽁초만이
    방안에 가득 차더이다

    잊겠다고
    잊어 버리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뒤돌아서서 흘린 눈물
    가슴에 차곡 차곡 담았더니
    썩고 피고름 성글한 미련이
    눈물먹고 자라더이다

    사랑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내 생명의 주인 당신은
    오늘도 바람으로 잠시머물다
    싸늘한 서리같은 한숨만 남기고
    떠나시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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