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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바람 앞서거니 하여 꼬리 치날리어 세우고 종종 다리 까칠한 산(山)새 걸음걸이 여울 지어 수척한 흰 물살 갈갈이 손가락 펴고 멎은 듯 새삼 돋는 빗날 붉은 잎 잎 소란히 밟고 간다. - 정 지 용 - |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때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손을 잡고 올라간다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도 종 환 - |
단풍 연분홍 잎새가 미풍에 흔들리고 마중 나온 아침 햇살 고운 입술 휘감아 은빛으로 빚은 태고의 산사에 황홀한 느낌으로 가슴에 다가오는 것은 석양이 가까이 다가오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김 희 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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